개발, 문헌, 기록/개발, 원리, 기록

95만원짜리 군납 USB (2)

http://skywork.tistory.com/1592
■ 주의: 아래 글은 웹서핑하며 읽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정리한 내용과 생각입니다. 틀린 이야기를 인용했을 수 있으며, 잘못 알아들었을 수도 있고, 제가 무지해 잘못 쓴 내용도 있을 것입니다. 방위산업이나 군사에 문외한인 일반인 생각인 만큼 그런 게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앞에선 횡설수설을 많이 적었고, 여기서 좀 더 찾아봤음. 이 글 역시 부실한 걸로 드러니면 다음 버전에 보강. 언론 보도정도 외에는 정보 없이 어디까지나 취미삼아 하는 매니아의 얘기이므로 억측이 많다. 반 반 접어 읽을 것.

 

먼저, 이게 문제가 있는 발주든 전혀 하자가 없든 간에, 납품했다는 LIG넥스원에 비리가 있지는 않을 거라고 봐. LIG넥스원의 매출규모를 생각하며 단돈 6억원에 체면을 구길 일을 할 리가 없거든. 용팔이도 아닌데 국방부와 거래 안 할 것도 아니고. [생략] 이번은 소량 납품이니 그렇다 치고, 장기간 대량 납품하는 큰 계약에서 이렇게 단기간 급격한 단가 하락이 생기면 정부 입장에선 납품가 재조정이 필요하겠지? 업체쪽에서도 손해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거야. 단가 급상승이 일어나면 업체가 그걸 원할 테니까..

 

먼저 온도.

http://blog.naver.com/ljh6457/130008963360
K-9를 개발할 때, 완성 차체를 -32~+50도까지 조건을 주고 시험했다고 한다. 30여 시간동안 냉각, 20여 시간동안 유지, 그리고 (질소가스로 냉각했기 때문에 호흡기를 찬) 승무원이 자주포 시동을 걸고 시험동을 나와 사격(저온시험할 정식 시설이 없어 기발한 수를 써서 온도내린 모습이 안습.. ㅠ.ㅠ 온도는 내렸지만 저랬으며 습기나 다른 조건을 조합해 시험할 생각은 못했을 지도. 여튼, 가끔 멋진 모습이라며 새하얗게 서리내린 차량 사진을 볼 수 있는데 그게 이런 시험이었던 모양). 이게 조건인 모양.

온도 범위에 대해,
-32도는 뭐, 바람불면 장비온도 그 정도 떨어지는 건 휴전선 이남에서도 가능한 일이고, 육군이 6.25때 장진호전투같은 상황을 고려했다면(위키의 해당 내용을 보면 영하 32도란 말이 나옴) 충분히 요구해도 괜찮다 생각한다.
한여름 땡볕아래 주차한 밀폐된 차량 내부 온도를 생각하면 +50도는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자주포는 창문이 없으니 승용차와는 찜통효과도 다르겠지만서도.

출처: http://www.sandisk.com/about-sandisk/proof
샌디스크 메모리카드는 -25 ~ +85 도까지 동작한다고(operating temperature). 확실히 영하 32도까지 보장한다는 소리는 없다.

일부 카더라 소스에서 "콘트롤러가 달려서 방열과 보온을 한다"는데 그건 보도로 확인하지 못했음. 펠티어소자와 온도센서, 컨트롤러라도 달았나?    동작 온도범위를 높이려면 더 넓은 온도범위를 견디는 칩을 쓰는 게 자연스럽지 않나? 습기가 문제면 아예 들어갈 틈이 없게밀봉해버리고. 만약 정말로 보온하겠다고 히터를 넣어줬다면 혹시, 샌디스크메모리를 사서 거기다 발열장치를 붙여준 건 아니겠지.

 위키의 아래 항목을 보면
http://en.wikipedia.org/wiki/Operating_temperature 
  • Commercial grade: 0 °C to 70 °C: 인텔SSD (sometimes −10 °C to 70 °C)
  • Industrial grade: −40 °C to 85 °C (sometimes −25 °C to 85 °C: 샌디스크 플래시메모리)
  • Military grade: −55 °C to 125 °C (sometimes -65 °C to 175 °C)

라고. 그러니까, 우리 육군이 요구한 온도 범위는 저기서는 산업용 온도 범위(−40 °C to 85 °C) 안에 들어가는 셈.

아, 참, 저 USB는 K-9자주포가 아니라, 그 지휘차량에 들어가는 거라고 한다. 한 부대니 같이 행동하니까 동일한 조건을 요구했다고 봅니다만, 다만 그 지휘차량도 영하 32도에서 임무수행 테스트해봤는 지 궁금. (일반 전자회로가 영하 32도에서 못 견딘다는 말을 하려면, 이 USB메모리를 꽂아 사용하는 전술컴퓨터와 장비 시스템 역시 그 온도에서 조작해봐야.. 사실, 맨 위 링크에 있는 K-9도 그 온도에서 시동걸고 포가 나가나 본 거지 거기 달린 전자장비들이 제대로 동작했는지 봤는 지는 없으니)

 

이게 꽂혀 있는 상태에서 진동을 잘 견디도록 만든 모양새? 크기는 대충 6 x 3.5 x 1~1.5 cm 정도로 보인다.

기사 등에서 나온 내용 정리

  • 용량 4GB
  • 납품가 95만원 (정비비 74만원 청구. 총비용에 포함인지 별도 청구인지는 불명)
  • 섭씨 -32 ~ +50 도, 내충격성, 내진동성
  • 보안장치 있음. (하지만 이 USB를 사용하는 시스템은 일반 USB메모리도 사용 가능)
  • 2004년 개발시작, 2006년 개발 완료, 2007~2011년 사이 5년간 660개 생산, 납품.
  • 국방부 납품업체 LIG 넥스원

 

가격문제를 더 짚어보자.

 

첫째, 메모리 자체 가격.

저 녀석 개발은 2006년 중에 끝났고, 2007년부터 납품됐다고 한다.

다나와 USB메모리 리스트를 보면 단종 상품의 경우, 2008년 중순 가격이 마지막 통계다.

2007년 12월 다나와 결산 기사를 보면, "4GB SLC USB메모리가 6만원대를 훌쩍넘기고, MLC메모리는 2~3만원대"는 내용이 있음.

usb메모리 특허를 사들여 처음 상용화한 회사, 샌디스크(Sandisk)의 과거 언론발표 목록을 봤다. 군납이니까 싸구려말고 이 정도 브랜드하고 비교해야겠지?  2006년 7월에 SDHC 규격을 쓴 4GB SD메모리와 usb리더기 세트를 출시했다는 기사가 있다. 당시 라인업에서 최고용량이었던 모양인데, 발표한 가격은 $199.99 당시 환율은 950~1000원 근처였다니까, 20만원은 확실히 넘는다 보면 되겠군.

또 하나, 2006년 1월 신제품 발표를 보면, Sandisk Cruzer Micro 라인업의 최고용량으로 4GB짜리가 있는데, 3월 출시예정으로 가격은는 $299.99 였다. 30만원 이상.

이 둘은 MLC일까, SLC일까? 그리고 국군에 납품된 메모리는 MLC일까 SLC일까?
그게 분명하지 않음을 일단 염두에 두고 다음 이야기로.

 

이걸 받아들이면 개당 95만원이란 단가(프로그램 코스트) 중 2006년 개발완료때를 기준 20~30만원 정도는 민수용을 써도 메모리값이다. 그리고 바로 다음 해면서 납품 첫해인 2007년의 연말이 되면 이 메모리값은 앞서 링크기사대로 몇 분의 1로 급락해버렸다. 그리고 현재 용산에서 4GB MLC usb메모리값은 만원 남짓 하니까 이놈의 보도가 나온 것이고.. (보도한 쪽에서는 마침 얼마 전, 미국 정부가 보잉의 볼트같은 자잘한 부품 100배 뻥튀기납품 적발한 그런 사례와 비슷하다 생각했는 지도 몰라. 하지만 만약 반도체 특유의 가격하락경향이 아니었다면 이런 극단적인 가격비교는 안 됐을 것 같아)

(2006년 발주 당시 용량이 4GB짜리가 필요해 처음부터 그렇게 정한 걸까, 아니면 개발 후 납품하려는 중에, 이를테면 메모리 가격 하락으로 용량을 늘린 걸까하는 궁금증은 있다. 나는 후자라고 생각하는데, 이유는 이렇다. 첫째, 2004년에 개발시작했다는데 그 때 입수가능한 4GB usb메모리가? 둘째, 2006년에 나온 mlc인지 slc인지 모를 샌디스크 4GB USB메모리의 출시가가 30만원이라면 2004년에는 얼마나 했겠나? 개발비를 따로 보전받더라도 개당 95만원이 모자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애초 더 비쌌다가 양산시작할 때 깎은 게 개당 95만원일 수도 있는 일이니까, 저건 더 찾아보거나 아니면 관계자만 알겠지. 중요한 얘기는 아니고.

어쨌든 결과적으로 지금 보유한 메모리 용량이 남으면 나쁠 일이 전혀 없다. )

 

둘째, 납품 갯수와 납품 기간

공산품 가격은 생산 갯수가 많을수록 떨어지고, 다른 이유가 없으면 빠른 시간내 종결할수록 싸진다. 그렇지?

많이 만들수록 개발비와 금형비, 제반 고정비가 1/n로 깎이니까. 그리고 발주처에서 생산시설 유지비를 보상해주지 않는다면 반 년 안에 납품완료되는 양을 생산하는 데 굳이 1년을 끌 필요는 없지. 그런데, 고작 660개를 납품하는데 약 5년 걸렸다.

일단 LIG넥스원은 삼성전자나 샌디스크같은 메모리 칩과 USB메모리 완제품 제조업체가 아니다. 그리고 컨트롤러 칩을 제조하는 업체도 아니다. 그러니 재료는 샀을 테고, 전자적인 하드웨어 보안장치가 있다면 칩셋은 설계했을 지도 모르겠네. 나머지 중 기본 파트는 반조립상태로 받았을 수도 있겠지. 그리고 2006년에 개발이 끝났어. LIG넥스원이 가내수공업체가 아닌데 핸드폰 전지만한 USB메모리를 5년간 660개, 그러니까 1년에 132개씩 라인 유지하며 만들었을 리가 없쟎아. 기술자 한 사람을 배정해 아이폰케이스 가공하듯 메모리케이스만 깎은 것도 아닐 텐데. 어쩌면 2006년 전후해 개발 완료를 앞두고 660개분 재료를 미리 발주해놓고, 2006년에 그걸 한꺼번에 다 만든 다음에, 전술시스템을 납품할 때마다 거기 포함헤서 세트로 납품했기 때문에 납품기간이 5년으로 길어진 건 아닐까.

ps. KUH, 수리온을 개발, 생산할 때, 그 계약이 있고 나서 환율이 확 오른 적이 있음. 그 때 헬기 획득비용이 오르지 않냐는 말에 누군가, "엔진은 다 주문해놨으니 지금 환율뛰어봤자 문제없음"이라고 얘기했다고 기억. 이런 게 방산업계의 관행이라면 이번 이 95만원이란 가격의 바탕이 되는 비용도 그렇게 나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발표된 뒤로 가격하락이 매우 빠르고 심한 민수용 IT 제품(이 경우에는 고용량 플래시메모리칩이라든가, 최고용량 USB메모리 반제품이라든가)을 가장 비싼 출시 초기에 사 재놓고 그걸로 한 번에 생산하고 이후 5년에 걸쳐 납품했다고 가정하면..

정비비 74만원.. 이건 메모리 가격에 포함된 걸까, 아니면 별도일까. 포함이라면 정비비를 뺀 메모리 가격이 95-74=21만원인데 이 정도면 온도조절기와 하드웨어 보안장치가 달렸고 -32~+50도 보증한다는 물건 치고는 좋은 가격이라고 봐도 될 지도. (사실, +50도는 생활온도같은 것이, 맑은 여름날 승용차 대시보드 위에 usb메모리를 놓고 차문 닫고 하루 놔두면 그 정도 테스트는 하는 셈 아닌가? 앞서 적었듯, +50도는 우리 육군 기준에 부합한다는 의미고 실제로는 상용 등급범위 온도에서도 견딜 듯)

정비비라는 항목 이름에 딸린 의문은 또 있는데, "고장난 USB메모리를 무슨 수로 정비해 쓴다는 말인가?"
(메모리를 재사용가능하게 만든다는 의미로서의 정비는 잘 이해가 안 갔다. 정비는 커녕 데이터 복구도 장담하지 못할 테고, 플래시메모리 자체가 소모품 개념이거든. 아, 만약 발열기를 달았다면 그거 수리빈가?)

 

또 하나.

국군은 보안 USB가 필요할 텐데, 왜 주문하지 않았나?

국군 보안사고 중 USB메모리에 문서를 넣어 유출시킨 사례가 흔히 보도된다. 그렇기에 국방부는 하드웨어 보안 기능이 있는 USB메모리를 보급할 필요가 있을 텐데... 이번 녀석도 하드웨어적 보안 기능이 있다면서? 일껏 개발했으면 그걸 국군 보안표준으로 삼아 군용 USB에 넣을 생각은 왜 안 할까. 혹시 보안장치가 든 usb스틱통째로 유출될까봐?

또, 전술지휘차량에 쓸 게 -32도에서 동작해야 하는데 일반 군용으로 쓰는 USB가 그 온도에서 동작못하면 되냐? 이렇게 물을 때 "행정반이 영하 32도까지 가냐?" 이런 대답이 나오면 좀.. 개마고원에서 포병 지휘차량 내부가 -32도면 개마고원에 세운 야전막사 내부는 어떻겠냐고.. 아, 그런 데서 무슨 USB메모리냐고? 음..

 

뒤적거리며 적다 결론.

- 생산시기[각주:1]와 방법[각주:2]에 따라, 개당 95만원은 생길 수 있는 일이라 본다. 적용된 보안장치가 육군 특유의 보안사항이고 하드웨어적인 것이라면 앞으로도 주문제작은 피할 수 없을 듯.

- 영하 32도 ~ 영상 50 도라는 동작온도 기준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걸 USB에만 요구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자주포와 자휘차량 특히 전자장비의 완전한 동작 온도범위기를 바란다.

- 만에 하나 그 메모리가 복잡한 회로와 전기를 써가며 보온하고 냉각하는 웃긴 물건은 아니길 바래. 그럼 육군이 다른 무기체계에 비슷한 용도로 쓰고자 할 때, 이번 개발품은 쓸모가 없을 테니까.

 

  1. 앞서도 언급한, IT제품 특유의, 특수용도로 쓰일 때와 하이엔드급이 겨우 출시될 단계에는 부르는 게 값이다가 민수용으로 양산되면 반으로 반으로 값이 떨어지는 현상을 감안해야 한다. 이번 USB메모리가 전투체계의 일부로 확정된 시기는 민수용품 출시 시기를 몇 년 앞서고 납품시기는 민수용품이 양산될 때라 체감하는 값차이가 극적으로 벌어졌다. 이 비슷한 오해를 겪는 다른 사례가 있는데, 해군의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의 전투시스템에 들어가는 컴퓨터가 대략 386이라는 소문. 광개토급은 90년대 초(이 때 80386 16~33MHz CPU는 워크스테이션, 서버와 하이엔드 데스크탑용으로 팔렸다)에 전투시스템이 선정돼 개발들어갔지만 90년대 후반에 납품해 98년에 해군이 취역시켰다. 그런데 90년대말이면 486을 지나 펜티엄MMX가 시중에 흔할 때. 무기체계 개발이 보통 10년은 끌기 때문에 개발시기와 전력화시기의 기술차가 벌어지는 일은 다른 나라도 고민거리고, 따라서 해결책을 강구하는데, 장단점이 있다. [본문으로]
  2. 장기간 극소량주문, 금속절삭가공, 특수기능과 시험 요구 등.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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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이상의 글은 웹서핑하며 읽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정리한 내용과 생각입니다. 틀린 이야기를 인용했을 수 있으며, 잘못 알아들었을 수도 있고, 제가 무지해 잘못 쓴 내용도 있을 것입니다. 방위산업이나 군사에 문외한인 일반인 생각인 만큼 그런 게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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